블랙2 영혼파괴자들 마지막 이야기를 살펴봅니다. 9년 동안 스토킹으로 선생님을 괴롭혔던 강씨, 강씨와 박사방 조주빈의 연결고리까지 등장한 내용 알아봅니다. 익명의 협박, 벗어날 수 없는 스토킹 교장 선생님은 끔찍한 범죄를 예고하는 발신자 없는 편지를 받았습니다. 2018년 추석이 지나도 원하는 합리적인 해결 방안이 시행되지 않으면 몇 년 안에 원흉을 찾아 생지옥을 경험하게 될 거라는 협박이었습니다. 발신인은 2012년 수원 B 고등학교 1학년 5반의 일원이며 송주희(가명) 계약직 선생님이 담임이었고 본명은 송지윤(가명)이라고 적었습니다. 또한 2013년 5월 학교 자퇴 후 거듭 투시 자살을 시도했다는 내용입니다. 송지윤(가명) 선생님이 1년 전 이곳에 전학 온 이유가 편지를 보낸 학생 때문입니다. 가족조차 모르게 전근 왔고 흔한 이름으로 개명했는데 학생은 어떻게 선생님이 이 학교에 온 것을 알고 있을까요?2012년 3월 송선생님은 수원의 한 고등학교 1학년 담임을 맡게 되었고 조용하고 눈에 띄지 않았던 학생 강준희(가명)를 알게 됩니다. 지훈은 학교생활 적응이 어렵다며 선생님에게 상담을 했는데 상담이 잦아집니다. 상담뿐만 아니라 수시로 밤에도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닫고 송선생님은 학생과 거리를 두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을 대하는 강씨의 태도가 돌연 바뀝니다. 전화 및 문자로 선생님에게 수시로 협박했고 7개월 동안 집착은 지속되었습니다. 다른 선생님들의 눈에도 강씨의 행동이 비정상적으로 보였고 반을 바꾸라고 얘기했지만, 강씨는 돌연 자퇴합니다. 선생님은 끝까지 아이를 책임지지 못했다는 생각에 불편했는데 강씨가 다른 학교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그곳에서 잘 적응하길 바랐습니다. 몇 개월 후, 친구가 화를 내며 선생님에게 전화했습니다. 메일함을 확인해 보니 쓴 적 없는 메일들이 선생님의 주소록에 있는 지인들에게 발송되었습니다. 욕이나 심각한 험담이 적혀있었습니다. 늦게 퇴근하던 날 교실 게시판이 난도질 되어 있었는데 선생님 증명사진만 사라졌습니다.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강씨가 훔친 증명사진을 선생님 현관문 앞에 붙여 놓고 갔습니다. 증명사진 얼굴에 스테이플러가 박혀있어 극도의 두려움을 느꼈습니다.또한 강씨는 현관문을 두드리며 나오라고 소리쳤습니다. 강씨가 자퇴한지 3개월이 안 된 시점입니다.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강씨의 괴롭힘이 시작됩니다. 전화를 받지 않으면 음성을 남겼는데 욕설과 협박이었습니다. 한 번은 커터 칼을 들고 교실 밖에서 기다린 적도 있습니다. 강씨가 선생님의 계정(아이디 및 비번)을 알아내서 개인 정보를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이름, 연락처, 집 주소, 메일 주소, 자동차 번호, 혈액형, 키, 몸무게, 발 사이즈, 가족 전체의 주민등록번호, 아이핀, 개인 홈페이지 아이디 비번, 각종 쇼핑몰 기록, 출신 학교, 출입국 기록, 부동산 시세까지.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는 집에 수시로 초인종을 누르고 주차된 차를 망가뜨렸습니다. 교육청에 문의해 홈페이지에 노출되는 신상정보를 없애 달라고 했지만 무성의한 답변만 들었고 결국 경찰에 신고합니다. 그러나 경찰의 답변도 선생님이 기대하는 것과는 달랐습니다. 강씨의 행동을 멈추게 하는 것이 아니라 경고 조치밖에 해 줄 수 없다고 하죠. 오히려 이는 스토킹 가해자의 행동을 부추기는 결과만 낳을 뿐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스토킹 피해자가 신고를 포기합니다. 피해자의 지속적 신고로 경고, 벌금형을 받다가 점차 형벌의 강도가 강해져서 징역형이 가능합니다. 강씨가 그럴 때마다 지속적 신고를 해서 재판을 받게 했고 강씨는 소년부 1호, 4호 처분을 받았습니다. 처분을 받고 행동이 달라지기는 했습니다. 검정고시를 봐서 대학교에도 합격했습니다. 강씨는 대학에 입학 후 산악회나 공모전에도 참여하며 생활했고 선생님에게 어떤 위협도 가하지 않았습니다. 2015년 선생님은 결혼했습니다. 잠잠하던 강씨가 다시 선생님을 협박하기 시작했습니다. 편지에는 살인, 방화, 납치, 자살을 언제든지 시도할 수 있다는 협박성 내용이 적혀 있었죠. 강씨가 선생님의 정보를 손에 넣을 수 있었던 건 우연이자 악연입니다. 강씨는 ROTC 지원에서 탈락 후 군대를 가지 않고 경기도 한 병원 원무과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했습니다. 이곳은 선생님이 다니던 병원이었고 강씨는 선생님의 바뀐 신상 정보를 불법 취득하게 됩니다. 강씨는 ROTC 지원 탈락 사유가 고등학생 당시 소년보호 처분을 받아서라는 답변을 받은 후 선생님의 신고 때문에 떨어졌다고 생각해 복수를 하고 싶었죠. ROTC 탈락 후 원래 군대에 가야 했지만, 아스퍼거 증후군 때문에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했습니다. ※ 아스퍼거 증후군 : 대인관계에서 상호작용에 어려움이 있고 관심 분야가 한정되는 특징을 보이는 정신과 질환 강씨의 스토킹은 배회형 -> 감시형 -> 점진형으로 변화됩니다. 가해자는 피해자의 반응에 따라 범죄의 방향성을 잡게 됩니다. 피해자 선생님은 국민청원도 냈습니다. 개명도 하고 전화번호도 바꿨는데 강씨의 스토킹이 계속되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2018년 1월 강씨는 구속되고 재판에 넘겨집니다. 상습 협박 및 개인 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입니다. 6년간 스토킹을 했지만, 강씨가 받은 형량은 고작 1년 2개월입니다. 형량을 낮게 받은 이유가 아스퍼거 증후군이 인정되었기 때문입니다. 강씨가 출소를 앞둔 시점에도 반성문을 송선생님에게 보냈습니다. 반성하는 내용이 아니라 협박 편지였습니다. 선생님은 강씨에게 질려 버려서 고소도 더 이상 하지 않고 이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주소 이전도 아직 끝내지 않았는데 강씨가 또 편지를 보냈습니다. 이번에는 개명과 이사, 전근도 했으며 심지어 주민등록 번호도 변경했습니다. 본인은 물론, 남편, 부모님, 시어머니까지. 그런데 강씨는 선생님의 딸아이 주민번호까지 알고 있었습니다. 강씨는 2019년 3월 출소했고 출소 9일 만에 군 복무 기간을 채우기 위해 사회복무요원으로 복귀했습니다. 경기도의 한 구청 가정 복지과에서 보육교사 경력 증명서 발급 보조 업무를 했습니다. 이곳에서 선생님의 바뀐 신상 정보를 모두 알아냈습니다. 병무청은 복무기관을 배정할 때 전과 기록이나 이력을 살피지 않고 무작위 배정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습니다. 개인 정보 보호법 위반으로 실형을 살다 나왔는데 개인 정보를 다루는 부서에서 일하다니! 강씨는 더 악랄하게 협박했습니다. 선생님의 갓 돌이 지난 딸을 죽이겠다고 협박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강씨는 주민센터나 동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사람을 모집하는 알바에 지원합니다. 개인정보 유출 알바로 한 건당 3~5만 원이었습니다. 강씨는 본인 소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바쁠 때는 직원의 ID를 빌려 발급 업무를 하고 개인 정보를 유출했습니다. 강씨는 선생님 딸의 청부 살인을 계획했습니다. 알바 구인 글을 올렸던 남자와 메시지를 주고받았었는데 그 남자에게 증오하는 사람이 있다고 보내자 남자는 자신이 보복 전문가라며 4백만 원을 보내면 직접 처리해 주겠다고 답장하죠. 강씨는 선생님의 딸 이름, 어린이집을 남자에게 보냅니다. 남자는 어린이집에 찾아가서 딸 얼굴에 염산을 붓겠다며 선입금 하라고 지시하죠. 강씨가 현금 4백만 원을 경기도 한 아파트 소화전에 넣어둡니다. 다행히 경찰이 청부 살해 계획을 저지합니다. 살인을 해 주겠다던 청부업자는 박사방 성범죄자 조주빈입니다. 조주빈은 여성들의 개인정보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피해자들을 협박할 수 있었는데 강씨가 넘긴 개인 정보였습니다. 조주빈이 체포되면서 강씨도 개인 정보 보호법 위반으로 또다시 구속됩니다. 경찰은 강씨의 휴대전화를 확인해 개인 정보 유출, 선생님을 향한 협박 문자와 조주빈과의 살해 계획 모의 정황까지 확인합니다. 강씨가 구속되자 선생님은 박사방 회원, 그리고 살해 모의를 한 공익근무요원 강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해달라고 청원을 올렸습니다. 2020년 3월, 강씨는 첫 공판에서 반성했지만 전부 거짓이었습니다. 2차 공판이 열린 4월 태도가 돌변했습니다. 1년 후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그러나 스토킹 처벌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스토킹은 끊임없이 반복됩니다. 현행 스토킹 처벌법의 허점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2021년 10월 스토킹 처벌법이 시행된 후 112신고 건수는 급증했습니다. 스토킹 신고 건수가 하루에 백 건이 넘으며 10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현실 속 피해자는 법적으로 여전히 보호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2년 9월 이별한 전 남친을 신고했는데 한 시간 뒤 가스 배관을 타고 올라가 여자 친구를 무차별 폭행했습니다. 남성은 접근 금지 명령을 받았지만 3주 뒤 다시 여자친구에게 접근했고 현행범으로 체포됩니다. 또 다른 여성은 전 남친 때문에 일곱 번이나 스토킹 피해 신고를 했는데 일곱 번째 신고 후 남성이 흉기를 들고 와서 여성을 해하여 중태에 빠졌습니다. 현행 스토킹 처벌법에 재발 방지, 피해자 보호 조치가 들어있지만, 위반 시 잠정조치는 2천만 원 이하 벌금 또는 2년 이하의 징역을, 긴급 응급조치는 위반 시 1천만 원 이하 과태료만 부과하는 형사 처벌 대상이 아니라 전과 기록도 남지 않습니다. 강씨가 고1 담임 선생님을 향해 무려 9년 동안 스토킹을 했고 이는 가족에게까지 이어졌습니다. 스토킹 피해자는 보호받기 위해 신고하지만, 신고가 오히려 피해자를 위험한 상황으로 만듭니다. 또한, 가해자들은 경찰의 조치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스토킹 처벌법이 있지만 구체적인 양형 기준도 부족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피해자를 보호하는 법이 미비한 상황입니다. 강씨가 개인 정보를 팔아넘긴 사람이 박사방 조주빈이었고 두 사람이 선생님의 아이 살해 공모까지 계획했었다니. 조주빈이 체포되지 않았다면 아이의 생명도 위험했습니다. 현재 스토킹 처벌은 반의사불벌죄라고 하는데 개정이 필요합니다. 또한, 과태료가 아닌 형사 처벌과 함께 피해자 의사와 상관없이 구속, 처벌이 이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반의사불벌죄 :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