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 부츠(장화)의 대명사’ 헌터 장화의 몰락

보랄바디드라이어
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장마가 오면 가장 필요한 패션 아이템 중 하나가 장화입니다. ​고무 장화의 시작은 언제 어디서 부터 일까요?19세기 중반 고무 원료를 높은 온도로 가열한 후 유황을 첨가해 단단하게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습니다. ​미국인 기업가 헨리 리 노리스가 관련 특허를 사들였습니다. 비가 자주 내리는 영국에서 이 기술로 비와 진흙으로부터 발을 보호하는 신발을 만들면 큰돈을 벌 수 있으리라 판단한 것입니다.​노리스는 이를 위해 1856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노스브리티시러버(North British Rubber Company)’라는 회사를 세웠습니다. ​이 회사가 ‘레인 부츠의 대명사’로 불리는 장화를 생산하는 영국 ‘헌터부츠(Hunter Boot Limited)’사의 시작입니다. ​이 회사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도약의 계기를 맞았습니다. 영국 군대가 약 118만 켤레의 부츠를 구매했기 때문입니다. 전투가 혹독한 진흙 속에서 치러지는 경우가 많아 장화가 전투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줬습니다. 고무 무릎 장화를 신고 있는 영국 군인 ​회사의 주인이 여러 차례 바뀌었는데 현재 회사명인 헌터부츠는 2006년 정도 부터 사용됐습니다. 영국 왕실에서 인증하는 최고 권위의 ‘로열 워런트’ 마크도 받아 왕실에 납품해왔습니다. ​2000년대에 세계적인 모델 케이트 모스 등이 착용한 장화 사진이 널리 퍼지면서 패션 브랜드로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2010년 이후 한국에 수입돼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이 회사의 2021년 매출액은 한화로 약 1773억 원였습니다.​‘영국의 아이콘’이었던 이 회사가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갔다는 소식이있습니다. 코로나19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인플레이션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회사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특히 지난해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따뜻하고 건조한 겨울’이라는 이상기온이 나타나 수요 급감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고 합니다. ​160여 년의 전통 기업도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면 언제든 도태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입니다. ​기업은 시장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끊임없이 혁신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것을…​​